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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인터뷰

@___gaehwa___ by @get_regra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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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의 여섯 번째 인터뷰이는 주테일 작가님입니다. 재치있게 표현된 일상 속의 장면들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에서 선보일 작업과 새해 다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가님과의 대화를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주테일 작가의 작품은 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성수동 뎁센드1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전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에서 만나보실 수 있으며, 작업은 인스타그램 계정 @metaphorara에서 미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인상의 3D 디지털 아트는 주테일의 작업이다. 모델링 한 자신의 머리를 몸과 분리해 매 작업의 주요 소재로 삼는 그는 일관된 위트를 보여준다. 달걀이 깨지는 꿈을 꾼 뒤 계란 한 판을 자신의 머리로 채우곤 그중 하나를 깨뜨려 노른자가 흐르게 한다든지, 자신의 이마를 열어 머리를 꽃병으로 삼거나, 머리 세 개를 꿰어 잔 위에 올리고 마티니를 만든다. 당장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묘한 인상 자체도 흥미로우나, 온통 '나'로 가득한 장면들은 존재와 존재의 일상을 고민하게 한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수없이 마주치는 곤란함들을 난해한 형태 그대로 구현한 듯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진짜 이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이런 상황(머리에서 노른자가 흐르거나, 머리를 꿰어 마티니를 만드는)에 빗대어 볼 수 있겠다 싶은 그런 곤란함들. 분명히 눈에 띄고 묘하게 빠져드는 그의 작업으로부터 일상의 또 다른 작은 면면이 의식 속으로 들어온다. 작업 속 인물이 놓이는 상황은 안정이나 평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거나, 그런 상태를 암시하는 어떤 상징적인 형태의 일부가 된다. 유쾌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지하는 태도일 뿐, 인물이 실제로 대단히 여유 있고 안정적이기에 흘러나오는 정서가 아니다. 여기서 해학의 자세를 찾을 수도, 춤을 추듯 살아가는 초인의 모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또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이 또한 별다르지 않은 고민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개인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보다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삶의 굴곡과 대면하는 수많은 개인이 내보일 수 있는 수많은 반응의 형식 중 하나인 것이다. 그가 삶을 살아내는 방식은 이런 것이고, 당신이 삶을 살아내는 방식은 그런 것이다. 어떤 사소한 판단들 일체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일관적으로 제시되는 작가의 태도들은 분명히 흥미롭고 유쾌하다. 이런 감상 뒤에는 인물의 고민거리(고민을 일으키는 사건)와 그를 대하는 인물의 태도만이 우리의 생각을 건드리고 있다.